간장게장 시제품 제작 단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 방법

2025. 9. 9.
바른장인
3분 읽기
간장게장 시제품 제작 단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 방법

OEM/위탁생산 상담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제품 제작에 들어가면, 누구나 비슷한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상담 단계에서 준비한 서류와 조건이 현실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기기 마련이죠.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실제로 자주 겪는 문제와, 그때마다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포장, 단가, OEM 준비가 이론편이라면(https://naver.com/blog 참조), 이번은 실습편에 가깝습니다.

 

1. 맛의 차이 — 가정 레시피와 생산 레시피의 간극

개인이나 소규모 외식업체가 의뢰하는 경우, “집에서 먹던 맛 그대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가정 레시피를 공장 스케일로 확대하면 맛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숙성 시간, 간장의 비율, 원료 특성 등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해결 방법

저희는 이럴 때 2단계 시제품을 만듭니다.

 

  • 1차: 가정 레시피를 최대한 반영한 소용량 배치

  • 2차: 생산 조건을 반영한 실제 라인 배치

    이렇게 두 번의 결과를 비교해 “가정의 맛과 생산의 맛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는 과정”을 거칩니다.

 

 

2. 색상·비주얼 차이 — 기대와 다른 외관

“국물이 더 진한 색이면 좋겠다” 또는 “게살이 덜 붉게 보인다”는 피드백을 자주 듣습니다. 원료의 계절적 차이, 간장 농도, 숙성 환경이 색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해결 방법

시제품 단계에서는 시각적 기준치를 반드시 설정합니다. 사진이나 기존 제품 샘플을 기준으로 합의한 후, 생산 라인에서 **색상 스케일러(표준색 견본)**와 비교 체크를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눈으로 보는 기준”을 구체화해 두면, 추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3. 포장 호환성 — 용기와 라벨 문제

시제품은 맛보다도 포장에서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대표적으로 “뚜껑이 잘 안 닫힌다”, “라벨이 물에 번진다”, “상자 크기가 맞지 않는다” 등이 있습니다.

 

해결 방법

시제품 단계에서는 반드시 소량 포장 실험을 병행합니다.

  • 용기 + 뚜껑 + 실링 조합을 2~3종 교차 테스트

  • 라벨지는 습기·냉장 테스트를 거친 후 확정

  • 박스는 1차 샘플에서 흔들림·낙하 시험을 반드시 실시

 

지난번 포장 기준 글(https://naver.com/blog)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중 밀봉·완충 구조를 적용하면 이후 클레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4. 원가와 MOQ 충돌 — 시제품 단가의 역설

시제품은 수량이 적기 때문에 단가가 오히려 높아집니다. 발주처에서는 “샘플인데 왜 더 비싸죠?”라고 되묻기도 합니다.

 

해결 방법

처음부터 시제품 단가와 본 생산 단가를 구분해서 설명드립니다. “테스트 배치는 최소 단위라서 단가가 높지만, 정식 발주 시에는 이 정도로 조정됩니다”라는 기준을 투명하게 공유하면 불필요한 논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5. 일정 지연 — 숙성·검사 절차에서 생기는 딜레이

“시제품만이니 빨리 달라”는 요청이 많지만, 숙성 시간과 위생 검사 절차는 생략할 수 없습니다. 시제품이라고 해서 ‘급행’이 불가능한 이유죠.

 

해결 방법

최초 상담 시 시제품 리드타임을 별도로 안내합니다. 예를 들어, “샘플 제작은 최소 10일 소요”라고 미리 공지하고, 중간에 숙성 진행 사진·온도 로그를 공유해 신뢰를 확보합니다.

 

 

제대로 가는게 빠르더라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업체가 “급히 샘플을 3일 안에 부탁한다”고 요청하셨습니다. 빠른 대응을 위해 가정 레시피 기준으로 시제품을 만들었는데, 결과적으로 정식 생산과 맛이 달라져 다시 샘플을 제작해야 했습니다. 결국 일정은 오히려 늘어났죠. 이 일을 겪고 나서부터는, 무리해서 서두르기보다 시제품 리드타임을 확실히 지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빠르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시제품 제작 단계는 작은 시행착오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구간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충실히 거쳐야만 정식 생산에서 문제가 줄어듭니다. 상담 때 준비한 서류와 조건이, 시제품 과정을 통해 실제 현장 기준으로 다듬어지는 셈이죠.

 

OEM/위탁생산 연재를 포장, 단가, 상담 준비, 그리고 이번 시제품 제작까지 네 편으로 이어왔습니다. 저희 현장에서 부딪힌 경험들이 누군가의 준비 과정에 작은 단서가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작은 기록들을 남겨, 새로운 자리에서 다시 꺼내 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바른장인 대표 박지성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