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로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OEM으로 간장게장을 생산해 보고 싶은데, 어떤 걸 준비하면 될까요?” 처음 이런 문의를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맛 테스트’만 먼저 떠올리십니다. 하지만... 실제 상담에 들어가면 샘플보다 서류가 먼저 필요합니다. 서류가 준비되지 않으면 미팅이 길어지고, 견적도 늦어지죠.
지난 글에서 단가 상담 전 다섯 가지 조건을 정리했었는데요, 이번 글은 그 다음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OEM이나 위탁생산을 고려한다면 서류 준비와 MOQ(최소 수량)부터 체크해야 합니다.
OEM 상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서류들
1. 제품 사양서(스펙시트)
어떤 원료, 어떤 비율, 어떤 가공 공정을 원하는지 문서로 정리한 자료입니다. “그냥 집에서 먹던 방식대로 해 주세요”라는 말만으로는.... 가능은 하지만 좀 오래 걸립니다. 사양서에는 원재료명, 중량, 염도, 숙성 기간, 알레르기 유발 성분 등 필요한 정보들을 기재해야 합니다.
2. 패키지 도안 혹은 참고 이미지
OEM에서는 포장 방식이 단가와 직결됩니다. 용기 모양, 라벨 디자인, 인쇄 색상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상담 시 보통 “기존에 쓰고 계신 패키지 샘플을 하나 보내달라”고 요청합니다. 사진 한 장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됩니다.
3. 원산지 증명·인증 관련 서류
급식이나 대기업 납품을 계획한다면, 원산지 증명서, HACCP 인증, 위생 검사 성적서 등이 필요합니다. 특히 외부 감사가 잦은 곳은 “서류 관리 체계”를 먼저 묻습니다. 이 부분이 갖춰져야 이후 클레임 대응도 매끄럽습니다.
MOQ(최소 수량) 기준, 왜 필요한가
OEM에서 MOQ는 생산 라인을 돌릴 수 있는 최소 단위를 뜻합니다. 플라스틱이나 금속 제품이 아니라 식품도 MOQ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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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장(200g~250g) : 보통 1,000개 이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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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 포장(1kg 이상) : 500~1,000개 이상부터
왜 이렇게 수량이 필요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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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라인 세팅에 기본 고정비가 들어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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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재(용기·라벨)가 소량 주문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 최소 작업 단위가 있기 때문
일전에 한 업체가 500개만 요청했지만 MOQ가 맞지 않아 라벨 비용이 단가를 크게 올린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엔 다른 업체와 합포장으로 MOQ를 충족하거나, 테스트 배치를 별도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Tip.
많이들 “테스트로 우선 000개만 테스트해 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MOQ 미만이었지만, 대신 공동 브랜드 시식용으로 기획해 별도의 라벨을 적용하는 조건으로 협의를 한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테스트 후 정식 발주가 3,000개 이상으로 늘리는 등의 케이스도 있습니다.
상담 전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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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사양서(원재료·염도·숙성 등) 준비 여부 - 있으면 속도가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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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도안·샘플 보유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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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인증 서류 제출 가능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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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Q 충족 가능 여부 확인 (소포장/벌크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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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배치와 정식 생산 구분 협의 여부
OEM/위탁생산 상담은 “맛있게 만들어 주세요”에서 출발하지만 이걸로 충분하진 않습니다. 최소한의 조건이 있어야 움직이고, 결과물도 계획대로 나옵니다.
OEM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한 담당자분이 “사양서와 MOQ만 미리 알았어도 한 달은 단축됐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결국 준비가 상담의 속도를 결정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OEM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시제품 제작 단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와 해결 방법을 사례 중심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바른장인 대표 박지성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