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를 사러 오신 고객분들이 주차장 쪽에 마련된 간이 부스를 보셨습니다. ‘간장게장 시식 행사’. 그냥 지나치려던 분들도 옆 사람의 반응에 발걸음을 멈추셨습니다. 한 입 드시고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부스를 바라보시는 모습에서, 고객 반응이 심상치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장류를 잘 드시지 않던 분들도 결국 ‘한 입만’에 동참하셨습니다.
그날부터 딱 2주간 동탄 하나로마트에서 게장 팝업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마지막 날까지도 꾸준한 발길이 이어졌고, 매출은 목표 대비 120%를 초과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맛있으니까 잘 팔렸다’로 정리할 수도 있지만, 현장에 있던 저희는 다른 조건들을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고객이 진짜로 고민하는 것
행사 초반에는 ‘한 번 맛보고 가자’는 고객이 많으셨습니다. 평소에는 장류를 구매할 생각조차 안 하던 분들이셨습니다. 그런데 테이블 앞에서는 예상보다 오래 머무셨습니다. 맛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요새는 이런 게 얼마냐”, “집에서 밥하기가 귀찮아서” 같은 말씀을 더 많이 하셨습니다. 결국 고객의 고민은 두 가지로 모아졌습니다.
- 믿고 사도 될 제품인가
-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면 괜찮은가
이 두 가지가 명확히 해소되면, 고객의 손은 자연스럽게 지갑으로 향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장 경험’이었습니다. 온라인 후기 100개보다 현장에서 직접 맛본 한 입의 경험이 훨씬 강력했습니다.
브랜드보다 중요한 포장 한 줄
행사 부스에서 고객들이 의외로 자주 물으신 것은 ‘직접 담갔나요?’였습니다. 브랜드를 다시 확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포장에 적힌 “직접 양념”이라는 한 줄이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었습니다.
이는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고객은 SNS에서 유명한 게장을 주문했는데 해동 상태가 아쉬워 결국 반도 못 드시고 버리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언제 포장했는지만 알려줘도 판단이 된다”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행사 부스가 필요한 이유
이번 행사를 진행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단순 판매가 아니라 설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제품이라면 팝업 부스는 단순 유통 채널일 수 있지만, 모르는 브랜드라면 ‘시식 + 설명 + 응대’가 결합될 때만 구매로 이어졌습니다. 시식만으로는 부족했고, 설명만으로는 모자랐습니다. 순간적으로 신뢰를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이 현장에서 가능했습니다.
혼자 드시는 양, 가족과 함께 드시는 양을 구분해 안내드렸는데 의외로 2인 분량이 가장 많이 판매되었습니다. 부담 없이 맛보기에 적절한 구성 덕분입니다. 고객이 구매 고민을 덜 수 있도록 설계된 패키지 전략의 효과였습니다.
납품 관련 이슈도 있었지만, 이번 행사의 가장 큰 목적은 소비자 반응 확인이었습니다. 14일간의 판매 데이터를 정리해 보니, 가격보다 ‘구성 설명’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단가는 유사한데도 “양이 이 정도니 밥 몇 번 먹기 딱 좋다”라는 설명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지난번 정리해 드렸던 ‘추석 대비 업소·급식 고객 대상 반찬 인기품목’ 관련 글에서도 (▶ 링크: 추석 앞두고 업소·급식 담당자가 선택한 잘 팔리는 명절 반찬 아이템 TOP3) 단가 대비 기획 구성의 중요성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 동탄 행사에서도 동일한 방식이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작은 부스 하나였지만 2주 동안 3~4회 재방문하신 고객도 계셨습니다.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때 설명 들으니 생각나서 다시 왔어요” 라는 말씀도 자주 들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 계산대 옆에 걸려 있던 작은 행사 배너를 회수하면서도 아쉬움은 크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냉장 온도 유지, 당일 포장 관리, 고객 응대. 바쁠수록 기본을 더 철저히 지킨 것이 결과로 이어진건,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까지도 결국 고객은 느끼신거라 믿습니다!
바른장인 박지성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