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7일, 하루하루가 소중했던 이유
“오늘이 마지막 날인가요?”팝업 부스를 지나며 조심스럽게 묻는 고객의 말에 잠시 멈춰섰습니다. 놓치기 싫은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눈빛이었달까요? “걱정마세요. 다음주 까지입니다!” 말씀드리고 보니 문득 지난 7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동탄 하나로마트 팝업 행사 7일 차, 넋이 나갈만큼 바쁘게 지나갑니다.
이번 팝업은 이전보다 기억에 남을 장면이 많은 행사였습니다. 시식 테이블 앞에서 친구처럼 웃으며 이야기 나누던 어르신, 다시 오겠다던 고객의 약속, 주말에 가족과 함께 먹겠다며 전복장을 고르던 젊은 부부… 사실 팝업이라는 게 늘 지나가는 행사처럼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번엔 ‘머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 느낌입니다.
매일 먹는 반찬, 그래서 더 예민해지는 고객의 선택
많은 분들이 “이거 직접 담그셨어요?”라고 물으십니다. 사실 이 질문 속엔 ‘정말 믿고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간장게장, 양념게장, 새우장, 전복장—모두 누구나 입에 익은 반찬이지만, 동시에 각자의 입맛이 참 다른 음식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좀 더 달면 좋겠는데요” 하시고, 또 어떤 분은 “예전 집에서 먹던 방식보다 너무 짜지 않아서 좋네요”라고 말씀하시죠.
이번 팝업 내내, 그런 진짜 목소리를 직접 듣고, 또 그에 따라 제품을 미세하게 조정하거나 다음 레시피 회의 때 개선사항으로 가져가는 일들이 반복됐습니다.
양념게장 관계?
팝업 7일 차, 기억에 남는 고객이 또 한 분 있었습니다. 이틀 전 순살 양념게장을 구입하신 분이였는데, “집에서 먹어봤는데 진짜 반찬 가게에서 안 파는 맛이에요”라며 다시 와주셨어요. 그때는 가족분들이 너무 맛나게 드셔서 바로 다음날 전복장을 챙기시겠다며 같은 시간에 찾아오셨죠.
그 분은 유통기한과 보관법, 포장 마감 상태까지 세세히 질문하셨고 “이런 정성은 사진에 못넣지~”라며 좋아하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맛에 모든 걸 넣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분 말처럼 고객은 포장의 깔끔함, 설명의 진심, 눈을 보고 답해주는 우리의 태도까지도 ‘맛’의 일부로 기억하는 것 같았습니다.
일회성이 아닌 관계로 이어지는 맛
사실 저희 바른장인의 제품은 대량 생산보다는 손맛을 기준으로 배합과 숙성 시간을 늘 점검하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간혹 계절별로 간의 깊이가 조금 달라질 때도 있는데, 그 미세한 차이를 기억하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더없이 감사하죠.
이번 팝업 중간중간 그런 피드백을 받은 경우엔 실제 숙성 냉장고 온도를 재점검하거나, 양념 간장의 원재료 표기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식으로 현장 의견을 제품팀과 곧바로 공유하기도 했죠. 그게 결국 우리가 품질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거든요.
그날의 대화가, 다시 그 발걸음을 만든다
일주일 동안 ‘간장게장 시식 가능한가요?’부터 ‘새우장 포장 새지 않아요?’까지 참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 하나하나에 답하면서 제품 하나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우리 브랜드의 믿음을 전달하고 있다는 걸 다시 깨달았습니다.
한 분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큰 마트에서 이런 장(醬)을 살 수 있다는 게… 참 세상이 좋아졌네요”그 말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팝업이라는 것이 단순히 샘플을 나눠주는 홍보의 장만은 아니라는 걸, 다시 되짚게 해줬고요.
7일 동안, 저희 바른장인의 장은 수백 개가 팔렸지만, 어떤 개수보다 중요한 건 고객의 기억 속에 ‘그때 그 맛’으로 새겨졌는지 여부입니다.
오늘도 부스를 정리하며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마트 복판에서도, ‘한 사람’을 기억하게 되는 행사였다고요.
남은 일주일 기간 동안 또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먹어봤던 집이죠”라고 말해주신다면—그만큼 기쁜 순간이 있을까요? 오늘 업무는 정리하지만, 저희 장은 여전히 따뜻한 맛으로 익어가고 있습니다.
바른장인 박지성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