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문턱을 막 넘었던 7월 초, 수원컨벤션센터는 유난히 분주했습니다. 매년 열리는 ‘팔도밥상페어 2025’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의 식품 관련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저희 주식회사 바른장인도 그 가운데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확히는 7월 3일부터 6일까지, 짧다면 짧은 4일간의 일정이었지만 그 안에서 참 많은 분들을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이제야 숨 좀 고르고 당시를 되돌아보며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홍보 그 이상이었으면..
이번 전시는 단순히 제품을 들고 나와 홍보하는 자리를 넘어서고 싶었습니다. '간장게장, 양념게장, 새우장, 전복장'이라는 장류 제품이 낯설지 않은 만큼, 그 차별점을 먹어보지 않고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포인트였죠.
그래서 준비 과정부터 내부에서 꽤 회의를 많이 했습니다.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장이 왜 맛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으니까요. 결국 선택한 건, 한정 수량의 ‘시식 세트’와, 각 장별 제조 방식이 담긴 간단한 리플렛.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냄새와 식감을 느껴볼 수 있게 ‘당일 제조’한 샘플을 공수했습니다.
어르신이 “오, 이거는 진짜 장맛이네”라고 말하던 순간, 한 관계자가 “이거는 그냥 유통용이 아니라 진짜 진심이네요”라고 했던 한 마디. 준비 과정의 수고가 싹 잊히는 듯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관심
전시는 언제나 그렇듯, 방문객도 많지만 ‘시간만 때우고 시식만 하고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제품에 대해 묻고, 구성과 유통기한, 포장 형태, 소분 가능 여부까지 세세하게 체크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저희가 내놓은 전복장과 새우장에 대해 ‘HMR 패키지로도 가능한지’ 문의가 많았고, 몇몇 바이어분들은 소형 마트 체인 확대를 앞두고 메뉴 확장을 고민 중이라며 구체적인 납품 조건을 상담해 오기도 했습니다.
“재고 회전율이 빨라야 하니까 소량 다품종으로 구성할 수 있나요?” “냉동으로 유통 가능한가요?” “소스만 따로 납품 요청할 수 있나요?”
실제로 이런 질문이 나올 때마다, 우리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B2B 시장에서의 응대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상담표엔 생각보다 많은 체크박스가 채워졌고, 가시적인 후속 문의도 이어졌습니다.
단단한 대응 – 우리의 방식
전시를 나가다 보면, 현장에서의 작은 요청 하나도 쉽게 넘길 수 없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셋째 날 오후, 한 식자재 유통사 담당자가 “간장게장 색이 일반 게장에 비해 색이 진하고 맛도 깊은데, 혹시 염도 수치를 알 수 있느냐”는 물음을 주셨죠.
보통 현장에서는 정확한 염도 수치는 바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제품 부착용 사양서와 원산지증명서를 소형 바인더에 따로 정리해 왔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확인해드릴 수 있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후속 미팅 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이런 준비, 한 사람은 수고라고 할지 모르지만, 저희는 그게 ‘신뢰의 구체화’라고 믿습니다.
확실히 남은 것들
팔도밥상페어가 끝나고 돌아와 보니, 바로 다음 주부터 제품 구성 관련 문의 메일이 하나둘씩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백반 반찬류’로 구성해보겠다는 중식 식자재 회사, 그리고 전복장을 선물세트 형태로 입점 제안한 온라인 유통사와 지금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전시장을 단기적인 이벤트로만 보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 음식을 찾는 고객을 넘어, '믿고 맡길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바이어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그것이 ‘맛’ 하나로 시작한 우리의 변화입니다.
전시회는 지난 7월에 끝났지만, 그때 나눈 대화와 건넨 맛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다음 전시에서 또 새로운 인연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장을 손질하는 손끝에 마음 한 조각을 더 얹어봅니다.
바른장인 박지성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