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이전, 간장게장 납품업체 체크한 3가지 물류 이슈

2025. 7. 28.
바른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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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이전, 간장게장 납품업체 체크한 3가지 물류 이슈

창고 앞에서 트럭 두 대가 동시에 도착했습니다. 이삿날처럼 주차는 정신없고, 직원들 분위기는 살짝 들떠 있고, 누구는 새 주소를 어디로 저장했는지도 몰라 우왕좌왕하는 그런 날이었죠. 맞습니다. 드디어 저희 ‘바른장인’이 물류창고를 이전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단순히 공간을 옮긴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겐 한층 더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중요한 변화의 시점이었어요. 냉장·냉동 식품을 취급하는 입장에서 ‘창고’란 그 자체로 신선도와 신뢰 관리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사를 앞두고 생각보다 많은 점검 사항에 부딪혔습니다. 단순히 짐 옮기는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물류창고 이전, 왜갑자기?

사실 예전 창고도 썩 나쁘진 않았습니다. 동선도 익숙했고, 관리도 안정적으로 되고 있었죠. 그런데 문득 어떤 벽에 부딪혔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라는 익숙한 생각 속에서, 점점 좁아지는 입출고 동선, 납품이 몰릴 때마다 생기는 재고 정리의 혼란, 제때 수집되지 않는 온도 센서 데이터들…

특히 최근엔 수도권 중소유통사 몇 곳과 거래가 시작되면서, 발주 리드타임이 짧아졌고요. 트럭 회전률이 높아지니까, 결국 창고라는 공간이 걸림돌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지금은 번거롭지만, 지금 아니면 오히려 더 늦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따져본 세 가지 핵심 조건

새 창고를 찾고 이전하는 데에도 기준이 있었습니다. 간장게장·새우장처럼 냉장 유통이 필수적인 식품을 다루는 입장에선, 특히 아래 세 가지를 놓칠 수 없었죠.

  • 적정한 온도 유지 인프라

아무리 임대료가 저렴해도, 냉장·냉동 존의 벽면 단열, 온도 이력 관리 시스템이 불안한 곳은 제외했습니다. 특히 우리가 취급하는 '장류 해산물' 제품들은 생물과 장이 함께 들어 있는 형태다 보니, 온도±1~2도만 흔들려도 품질에 확실히 영향을 줍니다.

  • 입출고 동선 분리

이전 창고에선 간혹 납품용 제품과 입고 대기 제품이 같은 코너에서 분류되며 혼선이 있었어요. 이번엔 아예 동선 분리가 가능한 구조, 그리고 상하차 차량의 회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점검 기준을 세웠습니다. 특히 주 단위로 1톤~3.5톤 트럭이 동시에 들어오는 구조라서 더더욱 중요했습니다.

  • 바코드 및 이력 연동 가능성

최근 들어 고객사 측에서 '제품 로트 이력 공유'를 요청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이전엔 수기로 적던 바코드 이력도, 물류창고에서 자동 연동 가능한지 여부를 사전에 확인했고... 결국, 연동 테스트까지 거친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단순히 저장하는 게 아니라, 신뢰를 보관한다”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이전 준비 중, 이런 일이…

이전 준비 막바지에, 잠깐 소동이 있었습니다. 새 창고 측에서 냉장고 예열 상태를 점검한 날, 온도 센서 한 개가 말썽을 부렸거든요. 다행히 우리가 이전부터 쓰던 모바일 온도 로깅 장비를 병행하면서 빠르게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고, 해당 센서 교체 및 위치 조정을 통해 기준 온도를 다시 안정화시켰습니다.

이 경험이 또 새삼 느끼게 해준 건 — 자동화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예비 확인'과 '투트랙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창고를 이전하고 나니, 단순히 공간이 달라졌다는 느낌보다, 우리의 일상이 다시 정돈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직원들도 “이전보다 훨씬 동선이 편하다”고들 하고, 무엇보다 제품을 다룰 때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냉장 레이아웃도 재정비하고, 유통기한 기준표도 눈에 띄게 바꿨습니다. 바코드 재정렬도 마무리했고요.

사실 이런 변화는 바이어 분들이 겉으로 보기엔 큰 차이 없어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회사는 냉장 이력 잘 관리해요?”, “납품 시점 확인서 줄 수 있어요?” 이렇게 물어보는 그 순간, 우리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바른장인이 ‘크지 않지만 신뢰가는 회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저희로서는, 더운 날 이삿짐처럼 덜덜 떨리는 새우장 박스를 조심조심 옮기는 그 순간조차 — 마치 납품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기분으로, 한 번 더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다음 배송, 다음 출고가 더 매끄러워질 수 있도록.

 

바른장인 박지성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