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을 다룬다는 것은… 참 예민한 일이죠.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엔 더더욱.
아침마다 창고 문 열기 전에 맨 먼저 하는 일이
창고 안 온도 체크입니다.
이게 날씨갖 제정신인가 생각이 들만큼
새벽엔 춥고, 낮엔 덥고…
그래서 더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며칠 전에는
1년에 두 번쯤 하는 대규모 대청소와 점검을 했습니다.
간장게장, 양념게장, 새우장 같은
냉장·냉동 온도에 민감한 제품들 덕분인지
“보관이 곧 품질이다”라는 말이
이제는 정말 저희 팀 모두의 공감이 되었달까요.
특히 액상 원물 제품은
파손 하나, 포장 미세한 깔끔함 하나가
브랜드 전체 인상에 영향을 끼치니까요.
창고 이렇게 한 바퀴 쭉 돌다 보면
“야, 우리 많이 컸구나”
싶은 타이밍이 꼭 옵니다.
수작업으로 박스 하나하나 정리하던 시절과는 정말 달라요.
이젠 거래처가 달라지면
요구하는 포장 형태,
스티커 부착 위치,
배송 포장 방식까지 다 달라서…
미세하게 복잡한 물류 흐름을
섬세하게 맞춰가는 게 일상입니다.
대형물류업체를 고민하게 된 이유
최근엔 기존보다 한참 더 큰 물량이 생기면서
“자체 창고만으론 어렵겠다”
싶은 현실에 맞닥뜨렸고,
그래서 ‘대형 물류업체’와의 협력 가능성을
좀 진지하게 열어보게 됐습니다.
물론 “대형이면 믿고 맡길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던 건
…5분만에 접었습니다. 😅
결국 중요한 건 “우리 같은 팀을 만나느냐”였으니까요.
가장 크게 본 건 세 가지.
첫 번째.
‘냉장 식품에 특화된 운영 능력’
단순히 냉장 창고가 있다는 게 아니라,
입고보관출고
그 사이사이의 ‘온도 흐름’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관리되는지.
실온서 냉장으로, 냉장서 실온으로
무엇이 어떻게 어떻게 옮겨지는지를
저는 꽤 구체적으로 봤습니다.
두 번째는
‘B2C 택배 소분의 정밀도’
프랜차이즈 납품 외에도
택배 소분 업무가 주 6일 돌아가다 보니
정확하고 빠르게 박스를 분리하고,
적절하게 배송망으로 넘길 수 있는지.
(말이 쉽지… 현실은 테트리스입니다.)
세 번째는 역시
‘위기 대응 속도’
이건 숫자로 명확히 보이는 영역은 아니죠.
초기 미팅에서도 그렇고
고객 후기에서도 가늠이 됐던 부분인데
누구나 겪는 그 시점,
“이거 예상 못했는데요”
“박스는 도착했지만 상태 확인이 필요합니다”
그럴 때 얼마나 빠르고, 융통성 있게 반응하느냐는
문제 해결의 핵심이었습니다.
결국, 한 곳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몇 곳을 실사하고,
시범 운영 해보고,
조정할 포인트들이 없진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꽤 안정적인 협업 흐름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여전히 여름엔 냉매 체크에 예민하고,
겨울엔 상온 보관의 불안함에 예민하고…
상품의 품질을 유지한다는 게
‘공장에서 얼마나 잘 만들었느냐’보다
‘어디서 어떻게 보관하고, 어떻게 출고되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걸 다시 실감 중입니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먹는 상품 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든
보관과 출고에서 실수가 생기면…
그 정성이 무색해진다는 거죠.
다시 말해,
보관과 출고의 ‘흐름’까지도
브랜드의 맛이 되어야 한다는 것.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전할 수 있도록
이 흐름, 꾸준히 잘 가꾸고 싶습니다.
오늘도,
온도를 먼저 체크하고 시작합니다.
바른장인 박지성




